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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선규백 2008. 7. 17. 01:36

  지난해 교회에서 년례행사로 선교기금 마련을 위한 바자행사를 열엇다.

떠들섞한 분위기에 먹을 것을 한편에서 팔고,잡다한 것들을 팔아 이익금으로 기금을 마련하는 행사이다.

이런 행사야 말로 제 닭잡아먹기 행사인 것이다.

헌물한 것들을 서로 나누어 사가는 것이고,헌물을 하고 봉사하는 것이다.

이렇게 모인 기금이 좋은 곳에 쓰이는 것은 보기 좋은 행사이다.

 

이것 저것을 보다가 제일 손 가기가 쉬운 먹을 것부터 사서,떡복기,오뎅,김밥,국수등을 사서 우리회사

직원들부터 나누어 준후 돌아보다가 눈에 번쩍 띄는 책 한권을 �았다.

교인중 누가 헌물한 것인지 모르겠으나,오래된 책이다.

"꼭 읽어야 할 한국 단편 35선"이란 제목의 책이다.

누렇게 종이가 변한 것을 보니 오래된 것이리라 짐작케한다.

10페소(약2400원)를 지불했다.쓰던 물건,보던책 들이니 저렴한 값에 파는 것이다.

 

아내가 한국에 볼 일이 있어서 귀국하니 저녁시간이 단조롭다.

사다놓고 읽지않은 이 책이 눈에 띄어 저녁시간을 오랫만에 독서에 빠져든다.

15년전에 발행한 책으로 800여 쪽이 넘으니 단편35편과 작가 년보,해설까지 함께 편집한 것이니 제법

두꺼운 책이다.

누가 이 책을 헌물한 것인지 궁금하여 책장을 넘겨 보아도 흔적이 없다.

 

제목이 "꼭 읽어야 할 한국 단편 35선"이다.

세상에 꼭 읽어야 할 책은 없다.

반드시 읽어야 한다고 하는 것은 그 사람의 주관이기 때문이다.

나는 취향이 "베스트 셀러"를 좋아하지 않고 "대표작" "필독서"란 것을 그리 탐탁하게 생각치 않는다.

"베스트 셀러"란 책의 대부분이 너무 유행에 치우치는 주제를 말하고,깊이가 있는 읽을 거리가 그리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표작"이란 것도 어느 작가의 정수를 뽑아 낼 수 있는 글이란 것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필독서" 또한 내가 시험공부를 하는 것도 아니고,전문지식을 당장 얻어야 할 것도 없으니 필독서란 것도 무의미하다.

 

학생시절,젊었을 때 한 두번 이상을 읽었던 단편소설들 이다.

그 중에는 문장 하나 하나를 기억하고 싶었던 소중한 단편 소설로 엮어 있다.

환갑을 벌써지난 나같은 사람에게는 "필독서"는 아니지만 청소년들 에게는 꼭 읽었으면 하는 단편소설들 이다.

1900년대초에 쓰여진 주옥같은 단편 소설들 이다.

"대표작"중에 "대표작"들 이다.

 

"백치 아다다"

계용목 작가의 대표작이다.

선천적으로 백치에 가까우며,벙어리인 "아다다"를 통하여 돈으로 사는 것이인생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며,황금만능의 세태에 대한 문명비판 이다.

백치 "아다다'는 돈이나 땅은 불행을 가져오는 원인이 된다는 생각에 땅 살돈을 바닷물에 던져 버리고

뒤 쫏아온 수롱이는 "아다다"를 다다에 쳐 넣는다.

 

이효석 작가의 "메밀� 필 무렵"은 누구나 한번 이상을 읽었을 것이다.

"허생원"은 하룻밤 정을 나누고 헤어진 처녀를 잊지 못해 봉평장을 거르지 않고 �는다.

젊은 장돌뱅이인 "동이"가 충주집과 어울려 술을 마시는 것을 보고 심하게 나무란다.

그날 밤, 다음 장이서는 대화까지 조선달,동이와 더불어 메밀꽃이 핀 하얀 밤길을 걸으면서,동이의 어머니가 바로 자기가 �던 여인 임을 확인 한다.

대화장이 끝나면 제천으로 가기로 결정 한다.

혈육의 정을 느끼며 동이를 바라보던 허생원은 동이가 자신처럼 왼손잡이인 것도 확인 한다.

 

35편의 주옥 같은 단편에 독서 삼매경에 빠진다.

"김동인"의 "발가락이 닮았다."

"현진건"의"B사감과 러브레터"

오랫만에 좋은 저녁시간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