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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선규백 2008. 10. 25. 17:38

   2008년도에 우리가 잃은 별 중에는 소설가 박경리를 꼽지

않을 수 없다.

글을 쓰는 일에 평생을 바친 것도 대단한 일이 지만 "토지"

한 편의 소설을 쓰기 위하여 바친 열정은 범인의 인내로는,

재주로는 이룰 수 없는 업적인 것이다.

존경과 찬사를 보내기에 부족함이 없는 별중의 별이었다.

 

오랜 해외생활과 게으름으로 그의 대표작을 제대로 읽지 못한

나는 부끄러움이 앞선다.

간간히 수필 몇편과 오래전에 읽은 "김약국 집 딸들"정도이니

박경리를 말 할 자격이 없다.

 

박경리의 시집 한 권을 출장 가방에 넣어서 한가로이 호텔에서

읽는다.

시인으로의 박경리를 만난다.

 

사람의 사는 것이 바느질을 하듯 한 땀 한 담 기워 나간 것같이

박경리는 이렇게 살았는지도 모른다.긴 인고를 견뎌내며....

 

            벼개에 머리 얹고 곰곰히 생각하니

           그것 다 바느질이 아니었던가

           개미 쳇바퀴 돌 듯

           한 땀 한 땀 기워 나간 흔적들이

           글줄로 남은 게 아니었을까

"바느질"이란  시에서 이렇게 살았음을 말 한다.

 

우리가 사는 것은 외로운의 연속 입니다.주위에 가족,친지들이

있다고 하지만 개개인의 삶은 외로움 입니다.

 

           가진 것이 많다 하기는 어려우나

           빚진 것도 빚 받은 것도 없어 홀가분하고

           외로움에도 이력이 나서 견딜 만하다.

"천성"이란 시에서 그의 삶이 외로움의 연속임을 토 합니다.

어차피 우리의 삶이 외로움이 아닌가?

 

누구나 나이들어 젊음을 그리워 하며,회한도 있습니다.

그도 누구나와 마찬가지의 삶  이었다.

 

           청춘은 너무나 짧고 아름다웠다

           젊은 날에는 왜 그것이 보이지 않았을까

"산다는 것"의 한 소절 이다.

 

 

           아 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리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 하다

"옜날의 그집"이란 시에서 이렇게 토하고,

선생은 떠 났습니다.